|
|
|
오늘 점심엔 자장면을 먹었다
주장/정치와 경제 |
2007/08/28 18:54
|
|
|
아침에 배달된 신문을 보니,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박근혜 캠프의 해단식이 있었단다.
참가비는 1만원.
메뉴는 자장면.
이천명 정도 모인 해단식이었으니 자장면 빈 그릇도 이천 그릇 쯤 되겠군.
자장면이 불어 터지도록 손도 안 댄 사람도 있었으리라.
울분을 터뜨리고, 누군가의 성취를 거부하고, 그 누군가를 위협하는 말과 행동들이 오간 자리였다고 하니까 살벌했겠지.
한 끼 정도는 굶어버리는 게 좋을 거다. 체하는 것보다 허기를 달래는 게 나을 거다.
아니, 힘을 내서 누군가를 씹어야 하니까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할 지 모르겠다.
엄숙하면서도 격정적이었던 해단식이었다지만, 내 머릿속엔 1만원짜리 자장면이 떠오른다.
아무리 먹고 사는 문제가 최대의 정치 쟁점이라고 해도 그렇지, 정치의 최전선을 힐끔거리는 와중에 자장면이 눈 앞을 가리다니!
맛집 소개 기사를 본 것 같은 가벼운 기분으로 자장면을 시킨다.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얘기를 꺼낸 서청원 대표의 말을 기사로 전해 들으면서, 내 기분은 더 가벼워진다.
민주화 인사나 된 양 소리 높이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웃음까지 나온다.
그러니까...... 해단식에서는 정치권력쟁탈전에서 밀려나면 도덕적으로 우월해진다는 묘한 논리가 퍼져있던 거라고 해야겠다.
항상 승자만 '해먹었던' 정치적 경험때문인지, 패자가 되면 '못해먹게' 되기 때문인지, 승자가 '해먹으려는' 걸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진다.
문제는 예전에 자기가 '해먹었던' 건 까맣게 잊어버린다는 거다.
서청원 씨가 누구인가? 한나라당이 어떤 정당인가? 무슨 채소장사도 아니고 차떼기란 말이 방방곡곡 퍼지게 한 이들이 누구인가? 천막 한 번 치면 그 모든 무거운 과거는 먼지처럼 날아가버리나? 천막 가게가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로다.
이들의 행동에 처음엔 조금 놀랐다. 그러다 그냥 마음이 편해졌다. 왠만큼 말이 돼야 귀를 기울이지, 이건 중히 들을 얘기들이 아니다.
그러니 애꿎은 자장면만 떠오를 수 밖에......
어쨌든 엄숙한 공식행사에서 이천 그릇이나 드시어 자장면 업계의 위상을 한껏 높인 공로는 인정할 수 밖에 없겠다.
오늘 점심에는 자장면을 씹었다. 그래도 자장면엔 죄 없다.
|
또니
2007/08/28 18:54
2007/08/28 18:54
|
|
|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blackisland.net/tb/trackback/86 |
|
|
|
|
«
2012/02
»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27 |
28 |
29 |
|
|
|
|
|
Total : 88729
Today : 20
Yesterday : 3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