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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프앤지원(COMP-Ang1), 긴급복지지원법, 한미 FTA
주장/정치와 경제 |
2006/03/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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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가 두려워 하는 합병증 중에 족부궤양이라는 게 있다. 손발이 썩어들어가는 병이다. 환자에게는 손발을 조금씩 잘라내는 것 자체로도 고통이지만, 수족이 잘렸다는 심리적인 충격도 엄청나다고들 한다.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 바이오벤처회사에서 이런 족부궤양을 치료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콤프앤지원(COMP-Ang1)이라는 단백질이다. 2년 전에 개발되었고 이번 3월에 동물실험을 마쳐 그 효력을 입증했다. 이제 2~3년 후 이 단백질이 상용화가 되면 당뇨병으로 인한 족부궤양 환자들의 고통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반도체, 가전제품, 자동차 등 세계를 휩쓰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은 많다. 기본 자산이 적고, 수입이 적은 이들에게 갑작스런 재난이 닥치면 한 없는 경제적 나락으로 빠지기 쉽다. 집에 불이 나거나, 가족이 교통사고나 질병으로 사망 혹은 치료를 받게 되는 등의 재난은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이들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경제적 취약자들의 삶을 지탱하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긴급복지지원법>을 이번 3월 24일부터 시행했다. 생계가 어려워진 가정에 1개월간의 의료비, 생활비 등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이번 정책은 '선지원 후평가' 방식으로 적용된다. 즉, 긴급 지원 요청이 접수되면 우선 3~4일 내에 지원을 해 주고 그 지원이 적절했는지는 나중에 평가해서 기준에 초과한 지원이 이루어진 경우 지원비 초과분을 환수한다. 지원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이들을 위한 지원으로서 매우 적절한 방식이다.
지원금은 생계비의 경우 최저생계비의 60%, 의료비는 300만원까지로 금액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추스리는 시간을 벌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지원책이다.
콤프앤지원은 당뇨병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획기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당뇨병의 근본적인 치료약은 아니다. 당뇨병의 합병증인 족부궤양을 치료해줄 뿐이다. 이 치료약의 개발되어도 당뇨병 환자는 약물치료와 운동, 식이요법 등을 계속해야 한다. 동맥경화, 신장질환, 당뇨병성 망막증 등 당뇨 합병증은 족부궤양만이 아니다. 이들 모두의 치료제가 나오거나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당뇨병 환자들은 현재의 치료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너무 당연한 얘기를 했나보다.
긴급복지지원법.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근본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지원 기간은 한 달. 그 후에도 다른 지원책이 작동할 수는 있지만, 현제 한국의 복지 상황으로는 근근히 연명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시켜줄 뿐이다. 게다가 가장이 가출해서 현실적으로는 생계 유지가 힘들지만, 서류상으로는 지원대상이 아는 가구 등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도처에 있다.
족부궤양을 치료하는 것보다 그 원인인 당뇨병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듯, 긴급복지지원법에 환호하기 전에 사회적 약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반창고 하나로는 이미 뼈 속까지 곪은 종기를 치료할 수 없다. 또 너무 당연한 얘긴가?
당연한 얘기를 좀 더 해 보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와 정책의 마련은 단발성 지원책이나 사안별 지원 정도로 끝나서는 안 된다. 경제, 사회, 문화 제도 및 정책을 아울러 이뤄 나가야 할 일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이 삶의 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고, 삶의 조건은 경제, 사회, 문화 환경에 영향 받기 때문이다.
우선은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미 현 정부는 중요 정책방향으로 '양극화 해소'를 거론했다.
하지만, 실제 행동을 보면 양극화에 대한 원인 분석부터 잘못된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미 FTA 추진을 지금 처럼 할 수는 없다. 협상의 결과로 예상되는 피해를 사회가 별 부담 없이 감내할 수 있을까? 농산물, 영화, 보건의료, 교육 등의 분야가 휘청거릴텐데, 모두 저소득자, 사회적 약자들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그렇다면 그 타격을 정부가 혹은 사회의 다른 부문이 보상해줄 수 있을까? 기반을 무너뜨린 후의 보상은 의미 없다. 산업구조 개편은 그 잘난 정책 입안자들이 몸소 해 보시라. 한 번 해 보면 먹고 살던 터전 잃고 다른 쪽 기웃거리는 게 쉬운 일인지 아닌지 금방 알 거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된 건지 모른다. 한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별 영향이 없거나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분배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할 것이다. 긴급복지지원법이나 각종 보조금 지급 등의 소극적 지원 정책 마련과 함께 세제 개편 및 재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개편, 부동산 가격 안정, 국민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는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대한 재검토 등 경제구조 전반의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
경제적 조건 향상 외에도 사회 문화적 토양을 건강히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먹고 사는 문제만큼 사회적 문화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삶의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군 대체 복무제도 마련, 동성애자, 외국인에 대한 권리 보장, 문화 다양성 확보를 위한 스크린 쿼터 유지 등 모두가 찬성할 수는 없는 이슈도 있다. 하지만, 여성, 청소년, 각종 질병 보유자, 혼혈인에 대한 차별적 환경 개선 등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을 서두르고, 그 외 다양한 이슈도 공청회, 미디어 홍보 등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긴급복지지원법. 차차기 지도자 양성이라는 원대한 계획 아래 입각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내놓은 정책이라 관심을 가졌다. '선지원 후평가'라는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의 보건복지부의 행보도 기대를 한다. 하지만, 복지국가는 보건복지부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다. 당뇨병 환자가 족부궤양만을 걱정하지 않듯, 정부도 체질 개선 작업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불안하다. 한미 FTA 가 진행되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옛 말에 '살을 주고 뼈를 얻는다.'라고 했는데, 뼈를 주고 뭘 챙길지 모를 일이다. 그나마 챙긴 것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도 걱정이다. 요즘 정부를 보면 체질 개선을 위해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열성적인 <웰빙형 인간>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걸 어쩌냐. 자기 뼈를 분지르고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질까. 양잿물 들이키고 유기농 채소 먹는다고 몸이 상쾌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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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니
2006/03/27 20:57
2006/03/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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