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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7   음악의 맛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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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맛
소감/음악 | 2006/04/07 14:23
2006/04/07 14:23 2006/04/07 14:23
   1. 지난 주망 망고네 집에서 에릭 클랩튼의 밴드 시절 불렀던 <Layla>를 듣던 중
     망고가 한 말.

     "보컬은 기술이 아닌 것 같아."

  2. 역시 지난 주 홍대의 '요기국수' 에서 오뎅국수를 먹다 들은 옆 테이블의
    드러머 둘의 대화.

     1. "드럼을 스포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2. "다른 사람들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너만의 음악을 하려고 해."

  위의 이야기를 곱씹으면서 떠오른 노래.
  내 친구 정선수가 부르는 빅마마의 <Break Away>.
─────────────────────────────────────────
  초등학교 시절 변성기를 거치기 전 정선수는 미성을 가진 해맑은 소년이었다. 실제 학교 대표로 노래 대회에 나갈 준비를 했었단다. 지금은 그 당시의 목소리를 찾을 길이 없는데, 정선수의 얘기로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성과지상주의 음악훈련으로 변성기 시절 성대를 혹사한 후유증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정선수는 고음불가의 찢어지는 목소리로 노래방을 달군다.

  고음을 낼 때마다 꺽꺽대며 갈라지는 목소리, 불안한 음정의 저음, 평소 담배를 펴대서 그런지 불충분한 성량. 참 안쓰러운 목소리다.

  그렇지만, 정선수의 노래는... 최고다.
  빅마마의 <Break Away>와 DJ DOC의 <Run to You>를 부르는 정선수의 모습은 최고다.
  그가 노래를 하면 노래방의 공기가 달라진다. 그는 흥을 깨울 줄 안다. 억지로 하는 게 아니다. 그가 노래에 완전히 몰입하는 듯한 모습은 무척 재미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재미 속에 끼어들고 싶다. 어느새 나도 들썩인다. "나도 같이 놀자~!"
  그렇게 우리는 같이 노래를 부른다. 가사를 몰라도, 박자를 놓쳐도 상관 없다. 괜히 낄낄 웃느라 노래를 안 불러도 괜찮다. 처량한 이별의 가사가 흐르지만 우린 웃는다. 그래서 난 정선수와 노래방 가는 게 좋다.

  노래방에서는 알게 모르게 모창을 한다. 임재범 노래는 허스키하게, 이승환 노래는 비음을 섞어서. 상관 없다. 원곡의 맛을 떠올리며 즐기는 거다. 모창이라지만 어차피 내 식대로 노래다. 내 식대로 노래의 정점에 정선수의 노래가 있다. 춤이 곁들여진 그의 노래는 흥겨움 그 자체다. 즐겁기 위해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거라면 정선수의 음악은 단연 최고다!

  음악은 기술도, 스포츠도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음식에 가까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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