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인천공항을 떠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다. 사람들은 서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물처럼 흐른다. 나와 둥이는 그 흐름 속에서 갈 곳을 찾아 걷는다. 입국심사 기다리는 줄이 꽤 길다. 목적지는 멀다. 다리를 바삐 움직인다. 시간에 맞춰 스페인행 비행기를 타는 곳에 왔다.
숨을 돌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완전히 낯선 곳이다. 한국인은 고사하고 동양인도 찾아볼 수 없다.
스페인행 비행기에 탄다. 어두운 기내에서 스페인어 안내방송이 나온다.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한다. 스페인어 같다. 아직 독일 땅에 바퀴를 붙이고 있는 비행기 안은 이미 스페인이다.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하니 자정이 다 됐다. 짐을 찾고, 우리를 마중나왔을 민박집 아저씨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스페인에 발을 디딘 첫 날 몇 분은 그렇게 끝난다. 아저씨는 금새 우리를 찾아낸다. 민박집 경력 수 년에 자기집에 예약한 여행객 찾는 건 일도 아니란다.
운전하는 아저씨에게 이것저것 묻는다. 아저씨는 참 많이도 알고 있다. 단호한 어조로 얘기를 많이 해 준다.
우리가 묵을 방은 좋다 싫다 할 것도 없다. 어두운 간접조명도, 삐걱거리는 나무바닥도 괜찮다. 여기는 마드리드다. 스페인이다. 난 이제 낯선 곳에 와 있다. 익숙하지 않은 게 당연하다.
그래도, 졸음은 참 익숙하다. 풀어둔 짐을 대충 정리하고 침대에 눕는다. 이제 스페인이다. 스페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