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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놈의 짐승 왜 이러냐
생활 |
2006/03/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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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고양이 한 마리가 산다. 그러니까.. 집 안에서 같이 사는 거다. 사람은 밥 주고 똥 치워 준다. 고양이는 사람에게 위안을 준다. 뭘 좀 더 줬으면 좋겠다.^^
길거리에서 굶어 죽게 생긴 녀석을 데려다 키운지 5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고양이와 나는 서로의 영역을 조정하며 살아왔다.
짐승과 겸상을 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켜왔고, 식탁과 더불어 책상에도 올라가지 못하게 했다. 사람을 물거나 할퀴면 나 역시 잔인하게(--;) 보복했다. 그래서인지 이제 얌전해졌다.
고양이만 양보했냐 하면 그렇지 않다. 나 역시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 친구가 잘 때는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다. 내 무릎에 올라와 잘 때는 다리에 쥐가 나서 고통스러워도 ... 참는다. 정말 많이 힘들면 슬쩍 내려놓는다. 놀아달라면 놀아 주려고 애쓴다.
그런데, 요 놈이 짐승이 점점 사람에게 의존하기 시작했다. 왠만하면 각자 영역 확보하고 살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고양이가 애기 같다.(5개월이면 애기 맞나?--;)
두어 달 전에 생긴 잘못된 습관이 모두를 힘들게 한 적이 있다. 화장실에서 사람이 손으로 주는 물을 먹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그릇에 있는 물은 입에 대지도 않는 것이다. 고양이가 흐르는 물을 좋아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참 신기했다. 처음에는 고양이와 교감하고 있다는 걸 느끼며 흐뭇해했다.
그렇게 지내다가, 이 친구. 우리가 하루 정도 집을 비울 때도 물을 안 먹고 버티는 거다. 안 되겠다 싶어 손으로 물을 주는 습관을 끊었다. 고양이야 말할 것도 없고,사람으로서도 힘든 일이었다. 짐승과의 정서적 교감일지 모르는 행동을 그만두어야 한다니. 나우시카가 유파가 부해에서 데려온 짐승과 교감하는 장면을 떠올리며(<바람 계곡 나우시카>1권에 나온다. 애니에서도 멋지게 표현됐다.) 그토록 뿌듯해 했는데. 화장실에 갈 때마다 앵앵거리며 우는 조그만 짐승의 몸짓은 가슴을 간지렀다. 그래도 손으로 물을 주지 않았다. 한 달 쯤 지난 지금. 이제 그릇의 물을 잘도 먹는다. 성공이다.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밥이다. 얼마 전부터 늦은 밤에 밥(사료)을 먹다 말고 와서 앵앵거리기 시작했다. 뭔가 불만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따라 나가 밥그릇 앞에 서면 내가 있는 걸 확인하면서 밥을 먹는다. 아주 맛있게, 하지만 내가 있는지 확인해 가면서. 그냥 안스럽고 귀여워 그냥 뒀다. 밥 먹을 때 만져주거나 옆에서 이름 불러주면 좋아서 그르릉 거리며 먹는다.
큰 문제는 아니다. 이 친구가 사람 없다고 밥을 굶을 녀석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점점 약해지는 이 짐승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짠해진다. 내 자식도 이렇게 키우지 않을까 무서워지기도 한다.
방금 전까지 밥 먹을 때 봐달라며 징징대던 녀석이 이젠 놀아달라고 시위중이다. 아주 난리가 났다. 사람한테 잘 안기는 고양이를 '무릎 고양이'라고 하며 많은 애묘가들이 이런 고양이를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만의 세계를 지키는 자폐적인 고양이도 괜찮아 보인다. 귀찮을 때가 있다. 불쌍하기도 하고. 서로 이러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다.
이러다 미운 6개월. 뭐 이런 말 나오지 않을까 무섭다. 뭔가랑 같이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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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니
2006/03/10 01:18
2006/03/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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